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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병상 없어 '응급실 이별'…확진 20시간 뒤 숨진 7살

입력 2022-08-01 20:36 수정 2022-08-01 21:59
[힘내라, 대한민국. 걱정 마라, 대한민국.]

[앵커]

7살 정원이는 이렇게 응원했지만, 코로나에 걸린 정원이를 지켜줄 곳은 없었습니다. 받지 않는 전화번호들과 병원들 사이를 떠돌다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고, 남겨진 가족들에겐 대답 없는 기다림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다신 없길 바란다는 유족의 뜻을 담아서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7살 정원이가 응급실에 들어섭니다.

맥박은 분당 194회, 체온은 41.5도.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고 기도합니다.

곧 심폐소생술이 시작됩니다.

잘 버티던 엄마 아빠의 마음이 무너집니다.

아빠는 의료진에게 한 번 더 심폐소생술을 부탁하지만 아이는 끝내 눈을 감습니다.

코로나 확진 20시간 만입니다.

[박선미/정원이 엄마 : 정원이가 코로나 검사받으러 갔을 때 마지막으로 입었던 옷이에요.]

[최봉석/정원이 아빠 : 월요일마다 용돈을 줬거든요. 4천원씩 줬는데 지금도 정원이 생각나서…]

넉 달 만에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픈 곳 없이 건강했던 아이의 사인은 코로나와 패혈증이었습니다.

[박선미/정원이 엄마 : 벚꽃이 핀 걸 보고 그렇게 슬픈 적은 처음이었어요. 꽃잎이 날릴 때 한 장 한 장에서 정원이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마술인가? 동전 마술은 이렇게 사라지잖아요. 정원이 동영상 보면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아이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최봉석/정원이 아빠 : 열이 38.7도까지 되니까 병상이 있으면 입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달을 드렸고요. 그런데 그 당시 워낙 확진자들이 많았었고 병상이 없다고…]

보건소가 알려준 번호도 전부 먹통이었습니다.

[최봉석/정원이 아빠 : 전화번호 몇 가지를 주더라고요. 증상이 안 좋아지면 연락하라고. {번호 7개는 모두 연락이 안 됐고…} 전화가 안 되는 상황이었고요.]

구급차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박선미/정원이 엄마 : {아이가 갈 병원이 있는지를 찾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1시간 정도. 저는 119가 왔으니까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와도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아이 사망 당일 또 다른 아픔도 있었습니다.

아이 몸에 상처를 내고 싶지 않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박선미/정원이 엄마 : (경찰이) '통화로 진술 녹음됩니다. 부검을 원하십니까'라고. 그래서 내가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더니 유족이 원하지 않는다고 안 하는 것 아니라고.]

또 한 번 아이를 아프게 한 부검의 대가는 오롯이 유족의 몫이었습니다.

[최봉석/정원이 아빠 : {내 아이가 죽은 이유를 알려달라 하는 것도…} 정보공개청구로 수수료 내고 받았죠. 국가가 필요해서 부검했으면 형사적인 건 끝났더라도 설명을 해주는 게 없어요.]

아이는 그대로 잊혀졌습니다.

[박선미/정원이 엄마 : 질병청은 한 번도 연락이 없었고. 유족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없고.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정원이처럼 코로나 확진 뒤 세상을 떠난 아이는 27명입니다.

[(코로나 끝나면 뭐 하고 싶어요?) 수영장도 가고 캠핑도 가고 놀이터도 가면 좋겠어요.]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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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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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찾아 위로할 정신이 있는 선한 힘을 가진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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