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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덜미 잡힌 '1+1 인생'…이중호적 범죄에 악용했다

입력 2022-08-05 20:50 수정 2022-08-08 10:41
[앵커]

2개의 주민번호로 살아온 40대 남성이 있습니다. '이중호적자'인데, 이를 악용했습니다. '1인 2역'으로 범죄를 저지르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다른 사람인 척 은행에서 대출을 두 번 받기도 하고, 코로나 지원금을 두 번 타가기도 했습니다.

박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전북 남원의 한 도로입니다.

흰색 승용차가 갑자기 좌회전을 하며 마주 오던 소형차의 뒷부분을 들이받습니다.

가해 차량 동승자가 내려 피해자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가해자가 차를 돌려 밖으로 나오듯 하더니, 그대로 차를 몰고 도망갑니다.

하지만 사고를 낸 운전자 A씨는 곧바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하려 했지만 거부했고, 결국 지난 4월, 검찰(전주지검 남원지청)로 넘겨졌습니다.

이때까지는 1979년생 A씨였습니다.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다음 날, 보완수사를 하던 담당 검사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A씨가 경찰 조사 때, '이중호적자'라고 진술한 내용이 있었던 겁니다.

알고 보니, A씨는 같은 이름으로 1981년생 주민번호도 갖고 있었습니다.

1981년생 A씨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적이 있었습니다.

가중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1979년생 A씨로 조사받은 겁니다.

A씨가 진짜 태어난 해는 1979년입니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한 이후, 아동복지시설로 들어갔습니다.

출생신고 사실을 몰랐던 이 시설에서 출생신고를 한 번 더 하면서 '이중호적자'가 된 겁니다.

A씨는 15년 전, 친형을 만나게 되면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A씨가 이를 범죄에 활용했다는 겁니다.

주민번호가 두 개인 점을 이용해 서로 다른 인물로 바꿔가며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2018년엔 은행에서 다른 사람인 척 2번의 대출을 받아 형사 처벌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는 재난지원금도 2번이나 받아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두 주민번호를 번갈아 사용하며 십여 차례의 범죄 전과를 기록했습니다.

검찰은 관할 구청에 요청해 A씨의 두 번째 호적을 말소하고, 범죄 전력을 하나의 호적으로 합쳤습니다.

관련 법상, 첫 번째 출생신고만 법적 효력이 있고, '중복처리' 된 이후 출생신고는 없애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관할 구청에 재난지원금 환수를 요청했고, 지난달 5일, A씨를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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