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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모래언덕도, 풀등도…무분별한 채취에 멍든 인천 대이작도

입력 2022-09-29 20:40 수정 2022-09-29 22:42
[앵커]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해변에서 모래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인천의 한 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해변이 깎여나가고, 모래언덕이 줄어든 이유로 주민들은 섬 근처에서 이뤄진 바닷모래 채취 작업을 꼽고 있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인천항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섬, 대이작도입니다.

큰풀안 해수욕장의 완만하던 모래 언덕은 가파른 절벽이 됐습니다.

큰풀안 해수욕장에 설치돼 있는 나무 그늘막입니다.

기둥 한쪽에 쇠가 드러나 있습니다. 모래가 빠져나가면서 노출이 된 건데요.

그 아래에 있는 콘크리트 주춧돌도 함께 보입니다.

보행용 통로 기둥이 완전히 드러나 공사를 다시 했습니다.

바로 옆 작은 풀 안 해수욕장엔 사라진 모래를 새로 채워 넣었습니다.

작은 풀 안 해수욕장에는 나무 말뚝이 하나 박혀 있습니다.

모래의 깊이를 보여주는 건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말뚝의 눈금이 훨씬 더 많이 노출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래를 갖다 놓으면서 다시 이렇게 묻히게 됐습니다.

물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만 드러나는 풀등의 모습도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하루 두 번 5~6시간 정도만 볼 수 있는 모래 언덕 풀등입니다.

풀등은 그 이름처럼 모래 언덕 모양이어야 하는데 지금 보면 평지에 가깝습니다.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매년 그 면적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모래가 사라진 이유로 섬 인근에서 이뤄지는 바닷모래 채취 작업을 지목합니다.

주로 건물을 짓는데 쓰이는 모래입니다.

[강태무/인천 대이작도 이작1리 이장 : 2년 전부터 이렇게 변화가 급격히 일어난 거예요. 모래를 채취해서 자꾸 깊어지면 모래가 당연히 깊은 데로 이동을 하는 거지.]

채취업체가 작업 허가를 받기 위해선 해양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를 의뢰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조사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김태원/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 서식하는 생물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미미한 점이 있었거든요. (조사) 문제지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

채취업체 측은 "조사 내용이 문제가 없으니 승인을 받은 것"이라며 "바닷모래 채취를 하지 않는 동해안에서도 해안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업 허가를 내 준 지자체 측은 "바닷모래 채취의 영향이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태무/인천 대이작도 이작1리 이장 : 앞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해 놓고, 주변에서 해사(바닷모래) 채취를 하고. 또 해변 유실되면 거기서 모래를 파다 넣고. 이런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어요.]

[김성중/관광객 : 몇백 년 후에 이제 다 파내면 없어질 거 아니에요. 우리 자연을 이렇게 훼손한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인간이 집을 짓기 위해 모래를 마구 퍼 나르는 사이, 원래 이곳에 살던 바다생물들의 집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다는 정부나 지자체, 특정 업체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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