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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대청호에 '버려진 양심'…폐그물에 생활 쓰레기까지

입력 2022-10-06 20:56 수정 2022-10-06 21:33
[앵커]

오늘(6일)과 다음 주 월요일 밀착카메라에선 호수와 바다의 심각한 쓰레기 오염 실태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오늘은 충청권 지역의 식수원인 대청호로 가봤습니다. 물속 쓰레기를 치우는 현장에 같이 다녀봤는데요.

어떤 쓰레기가, 얼마나 나왔을지,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 대청호입니다.

물 속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20명 넘는 전문 잠수사들이 아침 일찍 모였습니다.

이번 수거 작업은 대청호 일대 약 40km 구간에서 진행됩니다.

열흘 동안 쓰레기 30톤을 건지는 게 목표입니다.

잠수사들이 세 조로 나뉘어 작업 위치로 출발합니다.

준비를 마치고 하나 둘 물에 들어갑니다.

[최형천/전문 잠수사 : 항상 안전해야 하고, 전혀 상상치 못한 물건들이 물속에 있을 수가 있고요.]

이 곳 대청호에는 여름부터 진한 녹조가 퍼졌습니다.

며칠 전 비가 와서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겉으로 보기에도 호수가 초록빛인데요.

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동동 떠다니는 연두색 녹조 알갱이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녹조가 수중 작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물속 모습은 어떨까.

녹조가 가득 차 시야가 한 뼘 정도밖에 되지 않고, 움직일 때마다 흙먼지가 일어나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커다란 그물이 눈 앞에 나타납니다.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그물, 얼마나 큰지 한 눈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또 다른 그물은 흙과 한 몸이 돼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쓰레기들을 건져 올릴 수 있도록 물 속에서 묶어둡니다.

[최형천/전문 잠수사 : 저기 그물이 엄청 큰데, 묻혀 있어서 팠어. {얼마나 커요?} 배로 당겨야 할 것 같은데.]

부표로 표시해둔 위치에서 쓰레기를 직접 건져냅니다.

[하나, 둘] 

그물은 끊어지고 부표만 올라옵니다.

[전정훈/전문 잠수사 : 땅속에 너무 많이 묻혀 있어요. 그물이 많이 삭아서 잡아당기면 그물 자체하고 이 부표하고 떨어져서 분리가 된 거예요.]

기계로 강한 힘을 주면 오히려 끊어질 수 있어 사람이 일일이 잡아당겨야 합니다.

[임지형/전문 잠수사 : 찢어지니까, 너무 무리하게 당기면 문제가 생기죠. 일단 사람 힘으로 해보고.]

큰 그물이 줄줄이 올라오고, 쇠파이프도 나왔습니다.

커다란 레저용 고무보트도 발견됐습니다.

칼로 보트를 찢으면서 물을 빼내고,

[됐어, 한번 올려보자.]

잠수사들이 다 달라붙어 힘을 씁니다.

[김상욱/전문 잠수사 : 물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걸 꺼내는 자체도 상당히 무겁고 위험하고.]

썩어가고 있는 큰 잡목들은 한 번에 들어올리기 어려워 전기톱으로 잘라냅니다.

지금까지 건져 올린 쓰레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자주 나온 건 버려진 그물, 폐어구입니다.

안쪽엔 서랍장, 녹슨 플라스틱 의자도 나왔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농약, 비료 봉투도 발견됐고, 이 안에는 완전히 색이 바래버린 샌드위치 용기도 있습니다.

맥주캔 같은 경우엔 녹이 슬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작년 7월이 유통기한이었습니다.

누군가 작년에 마시고 그대로 버리고 간 걸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건져낼 쓰레기는 큰 배입니다.

30분 넘게 씨름한 끝에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올라온 배만 모두 네 척입니다.

어제 오늘 이틀만 건졌는데도 쓰레기가 이만큼이나 됩니다.

선박 여러 척, 레저용 고무보트와 시설물, 철제구조물과 드럼통까지 온갖 쓰레기가 모였습니다.

비에 쓸려 내려오고 버려진 쓰레기들, 5톤이 쌓였습니다.

[최형천/전문 잠수사 : 이게 전부 다 사람들이 쓰는 물건이잖아요. 시민들의 의식이 특히 중요하죠.]

밖에서 보는 대청호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물 속 모습은 사뭇 달랐습니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다시 사람이 힘들게 건져내는 악순환, 이 구조를 끊을 수 있는 것도 결국 우리라는 걸 기억해야 할겁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화면제공 : 수중공사업체 씨모닝)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인턴기자: 박도원·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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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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