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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탈당' 두고 안철수 "가장 잘한 일"…박지원 "실수"

[앵커]

같은 선택, 다른 회고라고 해야 될까요? 안철수 의원이 정치 인생 10년 동안 민주당 탈당을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말했는데요. 반면 민주당을 탈당해 안 의원의 신당에 참여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큰 실수였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줌 인'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박지원/당시 국민의당 의원 (2016년 3월 2일) : 국민의당이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아서 또 그러기 전에 먼저 희망을 제시해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저도 미력이나마 협력하고자…]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공동대표 (2016년 3월 2일) : 박지원 의원께서 합류하시면서 정치의 큰 판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입니다. 안철수 의원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인데요. 6년 반이 지난 현재,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래도 한 가지 공통점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숫자 '10'인데요. 먼저 안철수 의원, 지난 달로 정확히 정치권에 입문한지 10년이 됐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18일) : 2012년 9월 19일은 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입문한 날입니다. 내일이면 10년이 됩니다. 더 이상 정치 변화를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제가 정치의 변화를 주도하겠습니다.]

첫발은 민주·진보 진영에서 뗐지만 지금은 보수 진영으로 넘어왔죠. 안 의원이 걸어온 지난 10년, '제3지대'와 '단일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되는데요.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공동대표 (2016년 2월 2일) : 국민의당은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라는 수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입니다. 호남과 영남, 진보와 보수를 넘어 국민으로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바른미래당이 만든 이 변화, 느껴지십니까 여러분! 새롭게 다시 태어난 국민의당 2.0, 진정한 실용적 중도정치의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창당과 탈당, 그리고 재창당의 역사였죠. 단일화 전문가라는 꼬리표도 따라 붙었는데요. 지난 대선 단일화에 이어 합당을 거쳐 마침내 국민의힘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표 (4월 18일) :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선언했던 단일화 정신에 의거하여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공동정부의 초석을 놓는 탄생을 위해 다음과 같이 합당 합의를 선언한다.]

이런 우여곡절 때문일까요? 이제는 본격적인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떠나 온 건 지난 10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요.

[안철수/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2015년 12월 13일) :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납니다.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못했고, 야당조차 기득권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남북정상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대화를 강조하는 성명을 냈죠.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날이기도 했는데요. "문재인의 민주당과 결별한 건 가장 잘한 일"이었다는 안 의원의 말, 북한의 도발에도 대화를 앞세우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를 비꼬는 취지에서 꺼낸 겁니다. 문 전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적나라하게 비판했는데요. "북한에 '삶은 소대가리'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김정은이 가라는 대로 가는 운전자"라고 말이죠.

안 의원이 정치 10년을 맞아 강조하고 있는 또 한 가지, 더 이상 정치 초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견 정치인'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는데요. 특히 정치와 마라톤 경력을 앞세워 '강철수'를 어필 중이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한국 정치에서 10년을 버틴다는 게, 일단 그것만큼 확실하게 증명한 게 없는 거고요. 그리고 저는 300명 의원 중에 거의 아마 유일하게 풀코스 마라톤 뛸 수 있는 사람일 겁니다. 풀코스 뛴다는 거 자체가 육체적으로 얼마나 강한지, 정신적으로 얼마나 강한지를 이미 증명을 한 거거든요.]

강한 중견 정치인이지만 그래도 외모 콘셉트는 '젊음'을 유지하고 싶었나 봅니다. 정치 10년을 맞아 한 잡지사와 진행한 화보 촬영에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차기 당 대표를 노리고 있는 만큼 2030 당원들의 표심도 끌어오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여기에 안 의원이 이미 갖춘 특장점, 중도 이미지인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18일) : 우리 당을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의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모든 선거는 스윙보터인 중도가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개혁적 중도·보수'란 말에 안 의원이 꿈꾸는 국민의힘의 모습이 드러나 있죠. 당과 이준석 전 대표의 법적 다툼 과정에서도 확실한 어느 한 편을 든 게 아니라 중도적인 입장을 표명했었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지난달 29일) : 당을 더 흔들지 말고 정치적으로 결단을 하셔서 새로운 지도부를 뽑고 당이 안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는 게 그게 본인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를 위해서 지금 현재 지도부로 뽑힌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남은 일주일 기간 동안에 노력하면 좋겠다는 그런 의견입니다.]

다만 중도란 이미지는 양날의 검인 것 같습니다. 약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는데요.

[정진석/국회부의장 :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여지껏 안 해'. 계속 간만 봐.]

중도보다 보수의 선명성을 우선시하는 경쟁자들도 있기 마련이죠. 경쟁 당권주자들은 '간철수' 이미지를 부각하며 공격 중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4일) : 적어도 우리 당을 대표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우리 당의 입장을 강력하게 얘기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전선에 나서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전선에서 싹 빠져서 자기 이미지 관리만 한다, 스타일리스트처럼 보인다, 그것도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안 의원은 반드시 당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제가 김기현 의원께 안철수 의원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니까 이미지 관리를 하는} {스타일리스트다, 이런 평가를 하셨어요. 여기에 대한 반박이 있으시면…} 화보를 보신 모양이네요. 근데 좋게 생각합니다. 당원들께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기 당대표 역할이) 총선 승리 아닙니까. 그래서 총선 승리에 저보다도 그분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당원들이 그렇게 선택을 하지 않겠습니까?]

두번째 숫자 10의 주인공, 박지원 전 국정원장입니다. 안 의원이 '정치 10년'이라면 박 전 원장은 '정치 10단'으로 통하는데요. 한때는 한 배를 탔던 사이건만, 두 사람의 사이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죠.

[박지원 : 그러면서 박지원은 구태라고 얘기한다고 하면 안철수는 악태다]

그래서일까요? 안 의원에게 민주당 탈당이 자긍의 순간이었다면요. 박 전 원장에겐 후회의 순간이었던 모양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어차피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했고 혼이 박힌 그런 민주당이고 저 자신이 안철수 신당으로 나갔던 것이 제 인생이나 정치 여정의 큰 실수였다. {아, 실수였다?} 그렇죠. 제가 잘못했죠.]

[박지원/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6년 1월 22일) :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을 떠납니다.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 저는 잠시 당을 떠날 뿐입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 안돼!!!]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그렇기 때문에 저는 윤석열 대통령하고 달라요. 잘못하면 그냥 반성해서 사과합니다.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이나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이제 복당하겠다, 그런 태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당 합류 이후 박 전 원장의 정치 암흑기가 시작됐는데요. 안 의원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죠.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 합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박지원/당시 국민의당 의원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 2017년 11월 21일) : 이것은 안철수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없는 거예요. 소통도 하지 않고 아무런 얘기 없이.]

결국 국민의당이 분당 사태를 겪으면서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는데요.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민생당 등을 거치며 이합집산을 반복했죠. 21대 총선에선 민주당 김원이 후보에게 밀려 낙선의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박지원/당시 민생당 국회의원 후보 (유튜브 '목포MBC뉴스' / 2020년 4월 10일) : 'OK 3번' 박지원입니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만들어 낸 목포에서만은 저 박지원, 하나만이라도 꼭 살려주십시오. 지난 3년간 제가 문재인 대통령을 얼마나 도왔습니까.]

하지만 박 전 원장은 인고의 시간을 딛고 문재인 정부 국정원장으로 화려한 복귀를 신고했는데요. 국정원장 임기를 마친 이후엔 전방위 정치 코멘테이터로서 장외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방송에서 주요 정치 사안에 대해 논평 중인데요. 주로 야권의 입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달 30일) : '죄송합니다', 다섯 글자만 하면 끝이에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저렇게 하니까, 국민의힘도 진영논리로 나와가지고 이게 되겠냐 이거죠.]

[영화 '베테랑' : 당신이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아? 그냥 '미안합니다' 한마디만 하면 될 일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커질 수가 있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죠. 섣불리 호언장담을 했다가 정치 베테랑의 체면을 구긴 적도 있는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8월 4일) : 아니, 미국 권력 서열 3위 펠로시 하원의장이 한국에, 서울에 오셨는데 서울 땅에 같이 계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안 만난다? 저는 그렇게 보는데 만약 안 만나시면 저 정치 9단 자리 내놓겠습니다.]

박 전 원장의 예견과 다르게 윤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만남이 불발된 겁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8월 31일) : 똥볼 차는 거죠, 뭐. {똥볼이라고 보십니까?} 똥볼이죠.]

정치 10단은 진행형이 아니라 미생의 꿈이었을까요? 10단에서 9단으로 내려앉는 순간이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8월 4일) : 또 저렇게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가 깜짝 만난다고 하면 제가 정치 10단이 돼야죠. 외교 9단이 되든지. {알겠습니다. 맞히시면 정치 10단으로 올라가시는 거고 틀리시면 이제 이후부터는 정치 9단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걸로.} 뭐 알아서 하십시오.]

최근에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으로 사법 리스크를 맞기도 했는데요. 큰 동요 없이 대응 중이죠. 이달 중에는 민주당 복당을 예고했는데요. 복당 이후에는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농담 반 진담 반 발언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제가 제 고향을 해남, 진도, 완도를 한번 놀러 갔더니 거기에서도 나온다고 해서 제가 훌륭하니까 사방에서 나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해 봐도 대통령은 제가 제일 잘할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보다 제가 훨씬 잘할 것 같아요. {오늘 콘셉트가 굉장히 자만 콘셉트.}]

자, 오늘은 숫자 10을 공통분모로 두 정치인의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선연으로 시작해 악연으로 끝난 두 사람, 하지만 대권의 꿈을 품고 있는 이상 앞으로도 서로 다른 자리에서 얽히고설킬 일이 많을 듯합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노래로 정리합니다.

[이선희 인연 :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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