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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피를 섞자"더니 아이디어만 빼먹고 투자 철회한 교보문고…스타트업 탈취에 당정도 칼 빼든다

입력 2023-06-02 20:28 수정 2023-06-03 11:10
[앵커]

서점업계 1위 교보문고가 중소업체의 아이디어를 빼앗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 모바일 앱에 투자하겠다며 핵심 문서까지 받아 가고서는 투자는 없고 대신 비슷한 앱을 따로 내놨습니다. 이런 탈취 의심 사례에 대해 정부와 여당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지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소셜 독서 플랫폼 텍스처는 지난해 3월 교보문고와 투자협의를 진행하면서 회사 핵심 문서까지 건넸습니다.

[김치호/텍스처 대표 : (교보문고 대표의) 워딩이 기억이 나는데 그냥 '피를 섞어보자' 이런 얘기까지 하실 정도로…]

하지만 교보문고 측이 20% 이상의 지분을 요구했고, 이 제안을 거부한 뒤 투자가 철회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난 달, 교보문고가 출시한 독서 관련 앱 리드 로그입니다.

책 속 문구를 찍자 문자로 변환돼 피드에 옮겨가고, 책을 선택하면 구매 사이트로 연결되는 과정 등이 비슷한데, 투자 협의 당시 교보 측에 제안한 내용이라는 게 텍스처 측 주장입니다.

텍스처 측 항의에 교보문고는 "벤치마킹 한 건 맞다"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습니다.

[교보문고 관계자 : {텍스처를 벤치마킹 하긴 한 건가요?} 벤치마킹이야 했겠죠.]

텍스처는 지난달 29일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교보문고는 JTBC에 "업계에 흔한 보편적 서비스"라며 "텍스처는 해당 책 기반 문장만 추천해준다면, 리드로그는 카테고리 기반 추천이라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2018년부터 해오던 문장아카이빙의 연속선 상에 있는 서비스라는 겁니다.

또 "기업 문화상 과정이 불합리하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아이디어 탈취 등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텍스처 측은 "원하는 문장으로 책을 추천받거나 타인과 소통하는 기능은 최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대기업이 중소업체의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탈취한 의혹으로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는 늘고 있습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기술 보호와 예방, 그리고 피해 구제 회복에 이르기까지 조만간 당정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달 중으로 스타트업 탈취 피해대책을 위한 민당정 협의를 열 계획입니다.

(음성제공 : 텍스처)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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