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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담화 후 '폭발' 의대 교수들 "이미 골든타임 지났다"

입력 2024-04-02 22:13 수정 2024-04-02 22:19

대통령 담화 후 '폭발' 의대 교수들 "이미 골든타임 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공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까지 했지만, 의료계와 여전히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100개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90%가 50일 가까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인턴 합격자의 90%도 임용 등록을 포기하며 전공의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인턴 합격자들 안 돌아올 것"

인턴 합격자들이 대부분 병원으로 오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정부는 오늘이 임용 등록 마감이라며 조속한 복귀를 연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공허한 메아리'라고 말합니다.

강홍제 원광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오늘 JTBC와의 통화에서 "인턴들은 안 돌아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인턴들은 1년을 쉬고 내년에 지원해도 전혀 지장 없는 분들이 많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들어오지 않고 내년에 지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 현장엔 연쇄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인턴 의사들이 해야 할 일은 전공의들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고, 특히 필수과 전공의들은 안 그래도 일이 많은데 일이 더 많아지며 중도 포기를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교수님들도 너무 힘들어지니 대학에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빅5 병원을 비롯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방재승 위원장도 "이번 정부는 현 의료사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담화문이었다"며 "한국 의료의 미래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도 대통령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복지부의 브리핑 등에서 언급된 내용과 대통령 담화가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도 어제 브리핑에서 "많은 기대를 했던 만큼 더 많은 실망을 하게 된 담화문"이라며 "증원 2천명 부분만 반복적으로 언급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의대 교수들 "이미 골든타임 지났다"

그동안 '2천명 증원'을 고수해온 정부는 최근 처음으로 조정 가능하다는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어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천명 숫자가 절대적 수치라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하면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정진행 교수(전 서울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는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다"며 "악화일로밖에 답이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2천명 숫자는 절대적이지 않다며 여지를 남겨둔 데에 대해선 "의료계에 공을 던졌으니 우리 할 일은 끝났다는 식의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들을 만나겠다고 했지만, 정 교수는 JTBC에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요구를 듣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앞서 전공의들은 '7대 요구'를 제시하며 의대 증원 백지화, 의사 수를 과학적으로 추계하는 기구 설치 등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 교수는 전공의들은 항의가 아닌 포기를 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모여서 그 흔한 시위 한번 하는 모습도 없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와 의대생 1581명 중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다고 답한 건 66%(1050명)이었습니다. 또 이 중 93%는 전공의 수련을 위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환자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한국중증질환연합회와 어제 간담회를 연 보건의료노조는 오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종양이 자라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담당 의사가 없어 정해진 치료 시기와 치료방법을 놓아야 하는 환자들은 극심한 불안과 공포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환자 생명을 위한 결정'이라며 대치하지만, 환자들은 실낱같은 희망의 끈마저 놓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윤 대통령을 향해 "진료를 정상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화 자리를 만들 때"라며 "국민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의료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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