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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밀려나고 방치되는' 우리의 참사…추모공간마저 잊혀진다

[앵커]

성수대교 붕괴 사고, 또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런 대형 참사들을 기억하고 되풀이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추모 공간이나 비석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되거나 아예 사람들 접근이 어려운 구석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갑자기 출근길에 다리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렇게 32명이 숨졌습니다.

1994년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성수대교 붕괴 사고 위령비는 서울 강변북로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갈 수 없습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저기가 위령비가 있는 곳입니다.

제가 걸어서 최대한 가까이 와 봤는데요.

차들이 다니기 때문에 더 이상은 접근이 어렵고요.

주차도 막아놔서 차로도, 걸어서도 가까이 갈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담당 구청은 "무단 주차와 안전 문제로 막아둔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인근 주민 : {이거 무단횡단해야 갈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 무단횡단 조심해야 해요. 아주 조심해야 돼요. {차를 대고 걸어서라도 가보려고 했더니 주차장을 막아놨더라고요.} 지금 저기 다 막아버렸네. 진짜 제대로 막아버렸네.]

참사 흔적 자체가 지워진 곳도 많습니다.

1995년 무너진 서울 서초동 삼풍백화점 자리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추모 공간은 멀리 떨어진 한 공원 구석으로 밀려났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유족 : 한 10여 년 동안 거의 보수가 잘 안 됐어요. 거기(매헌시민의숲)서 청소를 안 해주니까 그리고 이 청소를 우리 유족들이 처음부터 했어요.]

1999년 유치원생 등 23명이 희생된 씨랜드 참사 현장은 관광단지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이제서야 추모비를 세운다고 합니다.

[씨랜드 화재 유족 : 유족들이 (다른 장소는) 반대를 했고 사고 현장에 의미 있게 좀 세웠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어요.)]

지은 지 얼마 안 된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34명이 숨진 와우아파트 붕괴 현장입니다.

지금은 아파트들과 공원이 들어서면서 이곳이 사고 현장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건 바닥에 있는 이 작은 동판이 전부입니다.

[원종인 전가현/와우공원 방문자 : 내려오면서도 이 붕괴 사고 이걸(동판) 보질 못해가지고 (몰랐어요.) 왜냐하면 기억을 해야 나중에 똑같은 일이 안 벌어지기도 하고.]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9·11 테러 장소는 희생자들 수천명의 이름을 적은 추모 공원이 만들어졌습니다.

[유해정/재난피해자권리센터장 : 한국 사회에서 '추모공간을 만든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굉장히 혐오의 눈길이나' 아니 왜 가족적인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로 만들려고 해'(라는 비판을 받아 아쉽습니다.)]

대형 참사 유가족들은 자신들이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추모 공간을 제대로 만들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건,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반성하고 또 다짐하는 자세일 겁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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