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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 엔딩 약속한 박찬욱 감독, '동조자'에 담긴 드라마의 미학

박찬욱 감독이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진행된 한 패션 브랜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찬욱 감독이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진행된 한 패션 브랜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절정의 순간에 (엔딩을) 가차 없이 끊어버린다. 싸구려 트릭이라고 취급당하기 쉽지만, 저는 그런 게 좋다."

박찬욱 감독이 두 번째 드라마 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에 박감독만의 '드라마 미학'을 담았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동조자'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 15일부터 순차 공개되고 있는 '동조자(The Sympathizer)'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Viet Thanh Nguyen)의 퓰리처상 수상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자, BBC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다.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남자 캡틴 역의 호아쉬안데(Hoa Xuande)를 중심으로 1인 4역을 맡아 화제를 모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배우 산드라 오 (Sandra Oh) 등이 출연한다. 박찬욱 감독이 공동 쇼러너(co-showrunner)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 각본, 연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여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드라마는 꽤 많은 분량의 원작 소설을 영상화해 담은 결과물이다. 박찬욱 감독은 2시간짜리 영화가 아닌 시즌1만 7부작인 드라마를 만들며 모든 등장인물의 매력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시리즈는 많은 인물을 다룰 수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인물을 없애지 않고 다 등장시키고, 하나하나의 매력과 개성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동조자'를 연출하면서 베트남인도 미국인도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했다는 박찬욱 감독. 한국인 감독으로서의 거리감을 작품에 담아냈다.

"한국적 요소를 넣어야할 건 없지만, 베트남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이 있다"는 박 감독은 "이 시대, 이 나라에 대해서 완전히 잘 알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모르지도 않는다. 세대로 보나 인종의 문제로 보나, 어느 정도 알지만 완전히감정 이입해서 동일시하는, 그래서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근현대사의 공통점을 가진 나라의 사람으로서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다. 대위가 그렇게 매몰돼 있는 미국의 대중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마음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쇼 러너'하기에 적당한 수준의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 저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활용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인 4역으로 등장한다. 주인공 역할이 아닌데도 과감하게 섭외했고, 또 섭외에 응했다.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이에 박찬욱 감독은 "원작 각색을 논의하던 초창기에 떠올린 아이디어다. 3화에 등장하는 스테이크 하우스 장면이 있다. '한자리에 모인 백인 남성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주변 인물들, 교수, 영화감독, CIA 요원, 하원 의원 등 중요한 인물이 결국 미국을 뜻하는 시스템, 미국 자본주의, 미국이라는 기관을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일 뿐이다. 결국은 하나의 존재'라는 걸 느꼈다. 그걸 분명히 하고 싶었다.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각본을 써야 할지 공동작가와 논의하다가, 교묘하게 대사를 쓰는 것보다도 효과적인 것은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여러 역을 해낼 수 있는 백인, 남성, 중년 배우가 누가 있을까. 이 역할을 다 합치면 등장 시간이 조연이 아니다. 스크린 타임으로 봤을 때 주연이다. 굉장히 중요했다. 희한하게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 그렇게 훌륭한 배우가 많아도, 다양한 역할을 구별되게 개성 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막상 쉽게 찾기 어렵다. 로버트는 워낙 슈퍼스타다. 큰 기대 없이 일단 (대본을) 보냈다. 다행히 금방 '하겠다'고 해서 신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The Sympathizer)'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드라마 겸 글로벌 프로젝트다. 2018년 영국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 HBO의 자본으로 '동조자'를 만들었다.

"한국 프로젝트와 글로벌 프로젝트의 근본적 차이는 없다"고 설명한 박 감독은 "어려웠던 점은 캐스팅이다. 베트남 배우들을 많이 캐스팅해야 했는데, 베트남에서는 어려웠다. 교포들, 2세나 3세들을 주로 많이 섭외했다. 캐스팅 디렉터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여러 나라에서 베트남계 배우들은 물론, 배우가 아닌 사람들까지 살펴봤다. 베트남 커뮤니티에 공고를 내고, 최소한의 연기를 할 수 있는지 걸러냈다. 몇천명의 영상을 봐야 했다. 결국 캐스팅한 사람 중엔 배우가 아닌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동조자'는 특유의 색채, 미장센, 화면전환 연출 기법까지 틀림없이 영화감독 박찬욱의 작품이다. 동시에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면모가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여느 드라마 감독들처럼 차진 엔딩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 다음 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힘을 '동조자'에 담았다.

"TV 시리즈를 할 때는 그런 마음이다. 어렸을 때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볼 때 다음 주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었다. 끝날 때 마무리를 정확하게 안 짓고 감질나게, 궁금하게 하지 않나. 절정의 순간에 가차 없이 끊어버린다"며 "싸구려 트릭이라고 취급당하기 쉽지만, 저는 그런 게 좋다. TV는 그런 맛에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런 걸 만끽하기 위해선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기다렸다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남의 나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느껴지는 바는 클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며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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