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보도 시 'JTBC' 출처를 표기해주시길 바랍니다. JTBC는 김건희 여사를 'BP패밀리'로 지목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주포 김모 씨의 진술 내용을 확보했습니다. 김씨는 도피 중에 "김건희만 빠지고 우리만 처벌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의 편지를 쓴 인물입니다. 김건희 여사,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을 'BP패밀리'로 지목한 김 씨의 검찰 진술을 뜯어보면 김씨가 어떤 배경 속에서 이런 편지를 썼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BP패밀리' 인물 관계도 〈사진=JTBC '뉴스룸' 캡쳐〉
아래는 2021년 10월 17일 김 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며 'BP 패밀리'에 대해 언급하는 진술입니다. 그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은 비실명 처리했습니다. 괄호 속에 인물 설명을 추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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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 말로 BP패밀리…권오수, 이종호, 김OO, 김건희, 이OO"
●문 권오수가 공개되지 않은 회사 내부 정보를 사람들에게 흘리고 다니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라고 했다는 말인가요
○답 네,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알려주면서 주식을 사라고 했습니다.
●문 피의자가 권오수를 만나서 한 이야기는 그게 전부인가요
○답 처음부터 많은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고 그 다음부터 제가 도이치모터스를 자주 방문하였고, 권오수가 저에게 '이종호하고는 형, 동생이고, OO이(2차 주포 김씨) 너도 이제 패밀리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문 패밀리다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답 같이 한 배를 탔다는 의미입니다. ♧♧이(블랙펄인베스트 이사 민모 씨)하고 저하고 항상 하는 말인데, 자기들 말로는 BP패밀리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권오수, 이종호, 김OO, 김건희, 이OO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이종호 처남인데도 거기에 못 끼고 있었습니다. 저한테 '너도 이제 패밀리다'라고 하는 것은, 저를 거기에 끼워주겠다는 것은 아니고, 크게 봤을 때 한 가족이니까 딴 생각하지 말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된 일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입니다. 권오수는 항상 그런식으로 이야기 합니다. 뭐를 정확하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문 권오수를 처음 만난 이후 도이치모터스를 자주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제가 권오수에게 가지고 있는 주식을 깐다고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하면서, 저에게 '도이치모터스가 잘 될 거니까, 자주 회사에 와서 회사 좀 보고 IR거리가 있는지 잘 봐라, 서로서로 도와야 잘 될 것 아니냐'라고 하였고, 그 당시 권오수가 거의 매일 블랙펄 사무실 1층에 있는 탐앤탐스 커피숍에 왔었는데 거기에서 권오수를 마주치면 권오수가 차 한잔 하라고 가라고 하기도 하면서 친해졌습니다.
●문 서로서로 도와야 잘 될 것 아니냐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답 저는 주가를 올린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권오수는 항상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돌려서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입니다.
'BP'는 시세조종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블랙펄(Black Pearl) 인베스트'의 약자로 추정됩니다. 김씨는 블랙펄인베스트 이사 민 모씨와 문자를 주고받을 때도 블랙펄을 'bp'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김 씨의 'BP패밀리' 관련 진술 일부를 인용하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허위로 지어내어 말하기 힘든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에 해당한다"며 김 씨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들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지난달 12일 항소심에서 시세조종 혐의 등이 모두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억 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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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OO는 몰라도 김건희는 안다'…이 모씨 진술서 드러난 존재감
도이치모터스 초기 투자자이자 주요 주주인 이 모씨도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모씨는 도이치모터스와 도이치파이낸셜 사업이 성장하는 주요 국면에 항상 이름을 올렸습니다. 검찰은 이 씨와 김건희 여사 간의 금전 거래 내역등을 근거로 조사했습니다. 아래는 2021년 12월 1일 검찰과 이 씨의 문답 내용입니다.
●문 진술인은 손OO을 알고 있는가요
○답 손OO요? 김건희는 아는데, 손OO는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검찰은 2012년 5월 이 씨가 권 전 회장의 부탁을 받아 손 씨에게 1억 원을 빌려준 이유 등을 묻기 위해 먼저 손 씨에 대해 물었습니다. 손 씨는 2심에서 시세조종 방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전주'입니다. 이 씨는 "손 씨에게 돈을 보낸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손씨는 모른다면서도 김 여사는 안다고 한 겁니다. 'BP 패밀리' 사이 김 여사의 존재감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OO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자리에 오른 직후인 2019년 8월 1일에도 권 전 회장, 김건희 여사와 함께 실제로 만남을 가진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