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을 딱 1년 앞뒀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가 29번째 축제의 장을 연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BIFF)는 2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박보영 안재홍의 개막식 사회와 함께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올해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4편을 포함해 총 63개국으로부터 온 278편의 영화를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 총 5개 극장, 26개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개막식에서는 아시아영화산업과 문화발전에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인물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과 한국영화를 널리 소개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이 시상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한국영화공로상은 배우 고(故) 이선균이다. 또한 부국제와 샤넬이 올해 처음 신설해 개막식에서 시상되는 까멜리아상은 여성의 문화적, 예술적 기여를 널리 알릴 전망이다.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이자 사극 장르 '전,란(김상만 감독)'이다. OTT 영화가 부국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전,란'이 최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고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이 열연한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란' 팀은 부국제 오프닝 주인공으로 레드카펫을 비롯해 무대인사, GV(관객과의 대화) 등 영화제 기간 내 다양한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개막식 상영에 앞서서는 이 날 낮 12시 30분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기자 시사를 먼저 진행하며, 상영이 끝난 후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9층 문화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국제 개막작 초청과 오는 11일 넷플릭스 공식 공개를 앞둔 소감 및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주목할만한 개막작과 함께 올해 영화제에서도 전세계 거장들과 신예 감독들의 신작들, 특별 프로그램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뱀의 길' '클라우드' 두 편의 영화로 부산을 찾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을 비롯해 특별기획 프로그램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 주인공 미겔 고메스 감독, 홍콩 뉴웨이브의 아이콘 허안화 감독까지 거장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가 마련된다. 오픈 토크와 야외무대인사, 액터스 하우스 등 시그니처 행사도 기대를 더한다.
국내 영화인들도 총출동한다. 특히 부국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되는 신작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송중기 이희준은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은 '보통의 가족', 정우 김대명 박병은은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노윤서 홍경 김민주는 '청설', 진영 다현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들고 부국제에 발걸음한다. 방탄소년단 RM의 첫 다큐 영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영화제 변화의 시도와 함께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한편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 간 영화보다 더 주목도를 높인 온 스크린 섹션 작품도 풍성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시즌2가 시즌1에 이어 부국제 최초 공개를 결정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편 유아인을 대신해 김성철이 새롭게 합류했고, 김현주 김신록과 함께 문소리 문근영의 특별 출연도 눈 여겨 볼 만한 포인트다. 이준혁 박성웅의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조우진 지창욱의 디즈니+ '강남 비-사이드', 공명 김민하의 티빙 '내가 죽기 일주일 전'도 관람할 수 있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서는 제작자들의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프로듀서허브'를 신설하고, AI 콘퍼런스 등 양적, 질적으로 강화된 콘퍼런스로 한국과 아시아 콘텐트 산업의 미래를 제시한다.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한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부산 전역에서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 콘텐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도 부국제에 무대를 꾸린다.
29회 부국제 개막식은 2일 오후 6시부터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 돼 부산을 직접 찾지 못하는 이들도 제약 없이 함께 할 수 있다. 11일 문을 닫는 폐막식 사회자는 최수영과 공명, 폐막작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